이번엔 백천동 청도 방면 대도로변에
새로 생긴 중국집을 방문했다.
백자산 근처라 백자각인 듯하다.
대도로변이긴 하지만 앞 카페건물에 살짝 가려,
한눈엔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넓은 주차공간이 있고,
대도로변에서 바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접근성을 높여 크게 문제 될 것 같진 않다.
삼인조 포스팅 때도 언급했듯,
주차공간을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가게입장에선 큰 무기를 가지고 간다.
특히 중화요리처럼 회식이나 모임을 끌어내는 업종이라면 필수요소지 않을까.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내외부가 상당히 깔끔하다.
이전엔 청국장집이었는데, 당시 사진을 구할 수 있어 가져왔다.
같은 공간이지만 인테리어로 다른 공간, 다른 분위기를 낸다.
중국집 하면 기름 끈적이는 테이블에,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내는 선입견이 있어 그런지,
이런 깔끔한 인테리어만으로도
홀 중국집은 큰 메리트를 가진다.
특히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룸이나 칸막이가 있는 좌식테이블은 중식을 원하는 소비자군의 모든 니즈를 만족시킨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식사메뉴들과, 중화요리류들이 다양하게 있다.
계절에 따른 특색있는 메뉴들도 있고, 모임을 가지기에 좋게, 코스요리도 2종류로 가격에 따라 준비되어있다.
이날 나는 차돌낙지 짬뽕과 미니탕수육을 시켰다.
간짜장도 맛있다는 리뷰를 보고 고민하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것이기에 짬뽕을 선택했다.
짬뽕을 여러 곳 맛보면 결이 조금씩 다름을 알 수 있다.
고춧가루를 많이 쓰는 곳 적게 쓰는 곳,
해물로 맛을 내는 곳, 고기로 맛을 내는 곳
야채가 많이 들어가는 곳 해물이 많이 들어가는 곳.
각기 다른 맛과 특색이 있다.
조리과정 중에서 변수가 가장 많아 맛 컨트롤이 어렵고 그래서 짬뽕을 맛보면 이곳 음식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짬뽕이 맛있는 곳 중에서 다른 음식이 맛없는 곳은 극히 드물다.
이곳은 진한짬뽕 축에 속한다.
개인적인 입맛으론 짬뽕지존, 마차이짬뽕 같은
프랜차이즈 맛을 선호하지 않는다.
같은 짬뽕이지만 들어가는 재료 또한 차이가 크기에, 개인가게에서 볶아 내는 짬뽕의 맛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지극히 개인 취향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이곳 짬뽕은 내게 맛있었다.
적당한 굵기의 면발을 알맞게 삶아내고,
감칠맛 가득한 고기의 맛, 시원하고 진한 해물의 맛,
푸짐한 야채 건더기,
마지막으로 기름진 차돌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불향까지.
오랜만에 맛있는 짬뽕을 맛봤다.
이곳 탕수육은 간장베이스소스인데,
바삭하게 갓 튀겨져 나온 탕수육과 생야채들은 물리지 않고 끝까지 즐겁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게 한다.
좋은 접근성, 깔끔한 분위기, 맛있고 푸짐한 음식과
친절한 직원분까지.
장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은 다 갖춰진 듯하다.
그런 곳 중에 장사가 안 되는 곳은 본 적이 없으니,
이곳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경산에서 꽤 유명한 중식당이 되지 않을까. 한끼 식사로 다음의 식사를 기대하며 기약하게 되는곳.
장사의 선순환은 이렇게 시작되는 듯하다.
요즘시대
중국집의 성공공식(?)
깔끔한 인테리어 + 모임이 가능한 고급진 분위기 +
넓은 주차공간 + 맛있는 일반식사와 중화요리 +
거기에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가성비의 코스요리까지
중국집의 성공공식인 듯 이렇게 장사하는데 장사가 안 되는 가게는 보지 못했다.
사실 말이야 쉽지, 중국집은 음식의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운영의 8할 이상을 차지하는 듯하다.
시스템으로 만들기 어려운 조리과정이 그 몫을 크게 차지한다. 중식화구 자체가 워낙 화력이 강해, 같은 사람이라도 때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고,
그 덕에 전수하고 배우기도 쉽지 않다. 중국집 주방장의 인건비가 비싼 데는 이유가 있다.
더군다나 쉽고 편한 일만 찾아, 모든곳이 인력난이라는 요즘.
사람이 없어 문 닫는 중국집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런 점에서 어쩌면 새로운 세대를 살아가려는
젊은이들에게 중식은 블루오션일지도 모른다.
탄탄한 매뉴얼과 시스템으로 균일한 맛, 최소한의 인력사용등 몇 가지 문제점만 해결하면
가장 빛이 있는 종목일지도 모른다.
물론 백자각도 마찬가지다.
다른 중국집 사정과 같이, 당장의 10년 후만 내다봐도 예전방식으로 운영하면 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문제인 인력난, 주방장에게 가게하나의 사활이 걸려있는 운영구조등 기본적인 구조의 문제는 해결하고 가야 할 큰 숙제다.
한끼 식사로 다음 식사를 기대하며 기약하게 만드는 곳. 간단한 식사부터 단체모임까지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어, 좋은 공간으로 기억된다.
[ 백자각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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